정말 폭풍같은 개강(파티와 대면식과 총회 포함..)과 과제와 발표와 중간고사와 과제와 발표를 일시적으로 마치고
포스팅을 해봅니다.
오늘도 역시 산소처럼 나를 둘러싸고 있는 과제들을 하면서, 싸이버 강의를 들으면서
권 당 15분씩, 총 195분, 대략 3시간 15분동안 읽은 '달의 아이'를 포스팅해봅니다..ㅜㅜ
순정만화 특성상, 여자주인공과 함께 여자주인공과 삼각관계인 남주1과 남주2가 정말 중요하지만,
저에게는 여자주인공보다는 여자주인공을 괴롭히는 또 다른 여자 조연인 틸트가 강렬하게 다가오더군요.
발에 치이고 치이는 과제덕분에
정말 좋은 작품을 곱씹으면서 제대로 완독(..)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그래고 대충 읽어도 그 감동이 너무나도 큰 작품이므로 이렇게 몇글자 적어봅니다.
우선 다짜고짜 틸트에 대한 설명을 하기보다는
주인공 벤자민과 개괄적인 스토리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벤자민은 우리가 알고있는 인어공주 이야기의 주인공인 세일러의 세 자녀 중 하나이자,
세 자녀 중에서 여성으로 선택받은 아이이죠.
(다른 인어들은 모르겠지만 세일러의 세 자녀들은 흰동가리처럼 가장 우월한 아이가
알을 낳을 수 있는 여성으로 선택받게 되는 시스템 속에서 태었났습니다.)
보통 때는 항상 어린 남자이이의 모습을 하고 있고.
그리고 벤자민이라는 이름보다는 기억을 잃었을 때, 아트가 붙여준 '지미'라는 이름으로
더 자주 불리죠.
(지미 상태인 벤자민)

하지만 어머니 세일러의 약혼자 폰토와의 아들 쇼녀를 만나면서,
다 자란,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모습을 점차 보여주게 됩니다.

어머니 세일러가 인간을 사랑하면서, 인간 남자의 사랑을 위해
수많은 동료 인어들은 '마녀'라고 고발합니다.
즉, 세일러는 인간 남자를 위해 자신의 종족 인어를 배신한 거죠.
세일러의 배신으로 수많은 종족을 잃은 인어들은 인간과 인어와의 사랑을 무서워하며
(인어와 인간의 사랑은 지구의 재앙을 불러온다는 예언도 있구요..)
세일러의 자식 중 벤자민은 무슨 일이 있어도 같은 인어인 쇼너와 이루어지기를 바라게 됩니다.
하지만 인어공주가 그랬고 세일러가 그랬던 것처럼 지미도 인간 아트를 더 사랑하게 되고
결국에는 같은 인어인 쇼너 대신에 아트를 선택합니다.
대신에 아트와의 사랑이 수많은 재앙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생각에
아트에게 살해당하는 것을 선택합니다.
(아트는 틸트의 조종으로 인하여 지미를 재앙의 근원으로 의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세일러가 사랑한 인간 남자와 달리 아트는 지미를 진정으로 사랑했기에
지미를 죽이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에
세일러에게 인간이 인어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 인어에게 인간으로서의 삶을 주겠다고 한 마녀의 약속처럼
지미는 인간이 되고 지구는 구원을 받고 재앙은 사라지게 됩니다.
결국에는 인어 공주의 해피엔딩이라 할 수 있겠죠.
--------------------------------------------------------------
여튼 스토리와 벤자민에 대한 설명은 여기까지!
사설이 길었지만 이제부터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저는 이 만화의 주인공이 벤자민이 아닌 틸트라고 생각됩니다.

(벤자민과 틸트, 세쯔 어차피 다 세 쌍둥이라 다 얼굴이 똑같아요..-_-..
어쨌든 세쯔와 틸트로 추정되는...그림.. 벤자민일지도 모르겠지만..)
틸트는 세일러의 세 자녀이면서 세 자녀 중에 가장 튼튼하고 똑똑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벤자민은 틸트가 가장 먼저 여성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틸트에겐 난세포가 없습니다.
즉, 여성화가 불가능할뿐더러 진행되더라도 종족 번식을 할 수 없다는 거죠.
세일러의 배신으로 멸종 직전까지 간 인어들에게 종족 번식은 무엇보다도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틸트의 이모이자 세일러의 여동생인 미란다는 틸트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틸트. 넌 난세포가 있는 세쯔와 벤자민을 보호해서 그 아이들이 알을 낳는 것을 도와주어야 한단다.
그래야 너의 유전자가 보존될 수 있어'라고.
또 미란다는 틸트가 전염될 정도로 위험한 병에 걸리자
아무도 없는 곳에 틸트를 거의 갖다 버립니다.
난세포가 있는 세쯔와 벤자민에게 전염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이렇게 유전자 보존, 종족 번식이 절대적 진리인 상황에서
틸트는 강제적으로 세쯔와 벤자민의 보호자가 되고 동시에 자신의 여성성을 빼았기게 됩니다.
(저는 이러한 틸트의 상황을 하나의 희생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세쯔와 벤자민을 위해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서 합니다.
그러다가 자신이 이상적으로 그리는 여성의 인격을 갖춘 세쯔대신에 벤자민이 먼저 여성이 되자
틸트는 온 힘을 다해 벤자민을 죽이고 세쯔를 여성으로 만들고자 노력합니다.
(그 와중에 세쯔가 지구의 더러운 공기를 마시고 죽지만
틸트가 자신읠 희생해서 마녀의 마법을 통해 세쯔를 살립니다.
그리고 틸트는 '길'이라는 재벌 아들의 몸을 받아서 온갖 방법으로 벤자민을 괴롭힙니다.ㅜ)

이렇게 인간 '길'의 지위와 외모, 재력 등을 통해 틸트는 벤자민을 괴롭힙니다.
그런데 이 '길'이라는 분께서 불치병에 걸리셔서
수명이 길지가 않습니다. 대략 1여년정도..?
그렇기에 틸트의 수명도 길지 않았고
틸트는 미국에서 벤자민을 괴롭히다가 머나먼 러시아 체르노빌에서 벤자민을 죽이려고 노력하다가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틸트는 죽기 전에
'세쯔가 되고 싶었다.'

라는 말을 남기는데요..ㅠㅠ
이를 통해서 여성이 될 수 없는,
즉, 강제로 여성성을 제거당하고, 강제로 이모님들의 사랑을 벤자민과 세쯔에게 빼았기고,
강제로 벤자민과 세쯔의 보호자가 되고
그리고 세쯔-여성-가 되고싶어했던 틸트는
종족보존이라는 인어 사회의 절대적 진리(그리고 어떻게 보면 상당희 보수적인 진리)에 의해
희생된 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많은 걸을 제거당한 틸트가 그 분노를 벤자민에게로 돌린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세쯔를 여성으로 만든다는 명제 아래에서..
틸트는 이기적인 유전자, 유전자 보존을 위해 희생되는 아이입니다.
그리고 유전자 보존이라는 인어 사회의 절대적 진리에 반항하는 대신에 힘겹게 힘겹게 순종합니다.
이러한 틸트를 보고 있자니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이 생각나더군요.
결국에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가 모두 다 종족 번식, 즉 유전자 보존을 위해서라던 그 책이요.
자신과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는 벤자민은 짝짓기와 종족 번식에 관심이 없으니 빨리 죽이고
세쯔를 여성으로 만들어 종족 번식을 하고자 하는 틸트의 모습은
이기적 유전자의 논리와 일치되는 모습입니다.
어떤 면으로 바라보면 상당히 욕망으로 가득차있고, 또 무한하게 세쯔를 향한 애정을 보이는듯하다가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동정하는 틸트의 모습은 상당히 주체적이고 실존적인 인간의 모습입니다만..
또 다르게 보면 그저 그 조그만 유전자 보존하겠다고
별의별 인생 역경을 다 겪고 고생만 잔뜩 하고 죽어간 '유전자에 조종되는 인간'의 모습같기도 합니다.
틸트를 바라보면서,
자신이 갖지 못한 난세포와 여성성을 가지고 있는 벤자민을 시기하는
틸트이 모습이 보통 인간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더군요..
과연 인간은 유전자에 의해 조종되는 하나의 유전자 '전달체'인 걸까요?
아니면 실존적이며 자신의 삶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주체적인 존재인걸까요?


덧글
piece 2011/06/11 21:43 # 답글
우와... 이글루에는 추천기능이 없나요? 이글루는 잘 사용을 안 해서ㅎㅎ 잘 읽었어요!
네페르 2011/06/19 00:57 #
아 추천기능이 없나봐요.ㅠㅠ 저도 잘 몰라서.ㅋㅋㅋ 그래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